1월 4주차 주간보고 드립니다 (vol. 31) |
|
|
지난 주간보고에 새해 첫날의 감상과 새해 다짐을 담아 보냈는데요, 벌써 1월의 마지막 월요일입니다. 달력을 보니 일요일이 입춘이더라고요. 세상에나. 겨울의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주말 시골살이를 시작하기 전에는 겨울을 싫어했어요. 황량하고 긴 계절이니까요. 겨울만 되면 '대체 겨울은 언제 끝날까...' 하며 툴툴거렸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시골살이를 시작했던 첫 해까지도 그랬어요. 오래된 시골 한옥집에서 맞는 겨울은 더욱더 춥고 쓸쓸했습니다. 지금은 어떠냐고요? 겨울을 아끼고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겨울에는 겨울이, 여름에는 여름이 좋다고 말하는 줏대 없는 애정이지만 말이에요.
봄, 여름, 가을은 많은 존재를 품어 키워내는 계절이지요. 수풀집의 화단과 텃밭만 바라봐도 알 수 있습니다. 싹을 틔우느라, 줄기를 내느라, 열매를 맺느라, 내내 소란해요. 그러다 서리가 내리고 겨울이 시작되면 꽤 긴 고요가 시작됩니다. 만물이 웅크리고 쉬어가는 계절이죠. 매서운 추위를 견디려면 저 역시 집 안으로 파고들어야 해요. 겨울에는 주로 난롯가에 앉아 작업을 이어가며 지내는데요. 봄, 여름, 가을의 저를 돌아보고 소진된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봄, 여름, 가을이 아웃풋의 계절이라면, 겨울은 인풋의 계절인 셈이죠. 사계절 중 저라는 존재를 키우는 계절은 겨울이란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 겨울날이 빨리 지나가기를 채근하지도, 봄날이 더디 오길 바라지도 않으려 해요. 그저 오늘을 정성스레 살아내려는 마음으로 주간보고를 보냅니다. |
|
|
*
작년 7월,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퇴사원 주간보고에 달리기 이야기를 써 보내기도 했지요. 제가 도전한 것은 '30분 달리기'였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프로그램을 따라 달리면 8 주 후엔 3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잠깐만 뛰어도 이렇게 헉헉거리는데 30분 내내 달릴 수가 있다고?'
딱히 확신은 없었어요. 그렇지만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후기를 남겨두셨더라고요. 달리기 앱 프로그램이 알려주는 대로 열심히 따라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요. 저는 선배님들의 후기를 믿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30분을 달리는 일은 요원해 보였지만, 달릴 때마다 달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또 편해졌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폭염이 시작됐어요. 무더위에 빼먹은 날 몇 번, 바빠져서 빼먹은 날 몇 번, 달리기 말고 더 중요한 것들이 생겨서 빼먹기를 몇 번… 달리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보다 오늘은 달리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게 더 쉬웠습니다. 달리기는 몇 달 만에 제 우선순위에서 사라졌습니다.
**
작년 말부턴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맞는 근력 운동 습관을 만들고 싶어서 PT도 등록했어요. 트레이너 선생님과 운동을 마치고 탈의실로 향하는데 러닝머신이 눈에 띄었습니다. 웨이트 후에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육보호와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니, 꼭 하고 가라는 선생님의 이야기도 생각났어요.
러닝머신에 올라섰습니다. 고강도 근력 운동을 마친 뒤라 온몸이 후들거리더라고요. 오래 달릴 수는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 잠깐만 달리자.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속도를 올리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km를 달리고, 2km를 달리고, 3km를 달렸습니다.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시간이 있다면 계속 달릴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지난여름과 가을의 달리기가 내 몸에 남았구나…’
흐지부지하다가 멀어졌다고 생각했던 달리기, 어쩌면 실패라고 생각했던 달리기였는데 말이에요. 제가 달린 날들은 사라지지 않고 제 몸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저는 오늘 알았습니다.
|
|
|
'이직' 또는 '취업', '연봉협상'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캐주얼한 밋업을 준비해보려 합니다. 12년 간 이커머스MD로 일하면서 오늘의집, 스타일쉐어, 위메프, 휠라코리아 등으로 이직한 경험이 있어요. 새로운 팀을 만들고 팀원을 채용한 경험도요. 이런 경험들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간략한 제 이력은 suful415.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입사/퇴사/이직 경험이 많지 않았던 시절, 저는 늘 궁금했어요. 이직하고 싶은데 경력기술서는 어떻게 쓰면 좋을지, 쓴 후에는 어떻게 노출하면 좋을지, 동일한 포지션에 헤드헌터를 통해 지원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직접 지원하는 게 더 나을지, 희망 연봉은 얼마를 제안하면 좋을지 등등 이요. 그런데 재직 중인 회사 선배에게 물어보긴 조심스럽고, 물어볼 만한 선배도 많지 않았어요. 함부로 물었다가 '저 사람 이직하고 싶어 한다더라...' 소문이 날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퇴사 후 동료, 후배들과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곤 했는데요. 퇴사원 구독자님들 중에도 이런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곧 연봉 조정, 조직 개편 시즌도 다가오니 이런 이야기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고요.
- 일정 : 아직 미정
- 형태 : 화상 미팅 (아마도 zoom)
- 비용 : 2만원 정도의 참가비 (노쇼 방지, 전액 기부 후 공유예정)
- 대상 : 이커머스 재직자 또는 입사희망자
- 형식 : 아직 미정
- 정원 : 아직 미정
제가 일방적으로 인사이트를 드리는 강연이나 설명회 형태는 아닐 거예요. 각자의 고민과 경험을 나누고, 보완하면 좋을 지점을 점검하는 커피챗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 미정인 부분이 많은 퇴사원 개더링을 구체화하고 실행하기 위해, 여러 의견을 보내주세요. 퇴사원 주간보고에 답장을 주셔도 좋고 설문 폼에 응답해 주셔도 좋습니다. 수요가 별로 없다면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어요...
|
|
|
주간보고 요약
퇴사원이라 회장님도 못말리는, 진짜 tmi 파트
|
|
|
[지난 주간에 한 일]
✔︎ <계절편지> 1월의 편지 마감
귀찮 작가님과 주고받는 계절편지 마감은, 구독자님께 발송하기 2~3주 전에 이루어집니다. 1월의 편지는 '루틴'과 '탐조생활'에 대해 썼습니다. 2월 1일 오전 6시에 발송됩니다. 구독신청 링크
✔︎ <아무튼, 집> 수정고
마지막 원고가 너무나 안 써진다는 이야길 전했었지요? (다정한 답장들로 응원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마감을 하고 퇴고도 마쳤습니다. 이번 주부터 저자교를 시작하니 말씀드린 대로 3월에 서점에서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 밑미 상세페이지 기획
3월부터 내면의 변화를 만드는 플랫폼 '밑미'에서 리추얼 메이커로 활동하기로 했어요. 2월 중순부터 신청이 가능하실텐데요. 2월 퇴사원 주간보고를 통해 공유드리도록 할게요.
✔︎ 어니스트플라워 콘텐츠 활동
작년 11월부터 꽃에 진심인 사람들이 만든 플랫폼 '어니스트플라워'와 함께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으로 공유드린 적립금 이벤트는 2월 15일까지 유효하니, 긴 겨울로 식물이 그리운 퇴사원님들은 많이 활용해 주세요. (친구코드 : 수풀415)
|
[돌아오는 주간에 할 일]
✔︎ <퇴사원 개더링> kick-off
구체화되면 퇴사원 주간보고를 통해 참여신청을 먼저 받고 (혹 빈자리가 있다면) SNS나 기타 루트를 통해 빈자리를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 <아무튼, 집> 저자교 완료
✔︎ 외주사 유튜브/상세페이지 촬영지원
✔︎ <계절편지> 2월의 편지 마감
✔︎ 주 3회 근력운동 (얍!)
✔︎ 새 도감 들고 탐조 나가기
✔︎ '창작자를 위한 책상' 프로젝트 시작
|
|
|
덕유산국립공원의 깨끗하고 힘찬 물줄기를 나눕니다. 사실 오늘 주간보고에 열해음소 코너도 추가하려고 했는데요... 그러다간 너무 분량이 길어질 것 같아 정신차리고 여기에서 마무리 합니다. 퇴사원 개더링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답장 기다릴게요.
저는 2월에 다시 주간보고를 보내겠습니다. 이번 주도 평안하고 무탈하게 보내시길요. |
|
|
2024년 1월, 대한과 입춘 사이
퇴사원 김미리 드림
|
|
|
- 함께 읽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신다면, 위 구독하기 링크를 공유해주세요.
- 저작권은 김미리에게 있으며, 출처 표기 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merrymiry)
- 매주 월요일 발행되며, 매주 화요일 브런치에도 게시됩니다.
- 읽으신 후 답장을 보내주신다면, 기쁘게 읽겠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