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주차 주간보고 드립니다 (vol.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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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퇴사원 개더링'을 했습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퇴사원이 한 자리에 모여 퇴사와 이직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준비한 모임입니다. 기회가 되면 해야겠다 마음먹은 지는 꽤 되었는데요. 최근 전 직장의 후배들이 던진 질문이 직접적인 준비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 이직이라 경력기술서는 써 본 적이 없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최종합격해서 희망연봉을 제시하라는데... 대체 얼마를 제시해야 되는 거예요?"
"연차가 차면 헤드헌터들이 연락을 한다는데 저는 왜 그런 연락 한 번도 안 오는 걸까요?"
이직이 잦아 프로이직러로 불렸던 사람인 데다, 이미 퇴사를 한 상태라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된 모양입니다. 그들과 만나서, 전화로, 때로는 화상미팅까지 잡아서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생각했어요. 옛날에 나도 이렇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는 바로 개더링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일정을 정하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신청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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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밤, 일과를 마친 후 온라인에 마련된 공간에 모였습니다. 구독자분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생각과 고민을 나누었어요.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시다가 이직을 고민하시는 분도, 이직이 잦아서 앞으론 한 회사에서 좀 더 오래 근무해야 할까 고민하는 분도, 이제는 독립을 원하는 분도, 개더링 신청 직후에 이직을 하게 된 분도 계셨어요. 이야길 나누다 보니 어느새 90분이 훌쩍 흘러갔더라고요.
퇴사 욕구는 흔히 부정적 의지로 여겨집니다.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요. 그래서 쉬쉬하게 되지요. 저 역시 퇴사 생각을 할 때면 스스로를 책망했던 것 같아요. '너 이 자식... 또야?' 하면서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럴 일인가 싶어요. 새로운 환경, 불확실한 미래로 자신을 던지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그럼에도 퇴사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가 있는 거잖아요.
제가 퇴사를 고민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였습니다. 직업인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고,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싶고, 새로운 동료들과 경험을 쌓고 싶고, 업무에 필요한 권한을 충분히 가지고 싶고, 적당한 휴식을 영유하고 싶고, 업무에 필요한 영감이 깃들 여백을 만들고 싶어서요.
퇴사원 개더링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생각했습니다. 퇴사를 고민하는 건 자신이 하는 일을 더 오래오래, 지치지 않고 사랑하고 싶다는 표현이 아닐까. 일과 삶을 견디기보다, 치열하게 사랑하겠다는 마음이 아닐까.
가끔은 보이지 않는 수신자에게 퇴사원 주간보고를 부치는 것 같아 아득한 기분이 들었는데요. 퇴사원 개더링에서 얼굴을 마주하니 너무나 반갑고 기뻤습니다. 너무 멀지 않은 날, 두 번째 개더링도 준비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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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해음소 :: 대파 원팬 파스타
열 번 이상 해 먹은 음식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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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채소가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대파와 마늘인데요. 오늘은 대파와 마늘로 간단하게 만드는 대파 원팬 파스타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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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수재료 : 파스타면, 대파 2대, 마늘 10알, 올리브유, 참치액(또는 소금이나 멸치액젓), 크러쉬드페퍼(또는 페퍼론치노)
- 생략가능하지만 더하면 좋은 재료 : 버터, 느타리버섯 한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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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파를 씻어 썰어줍니다. 파채보다 두껍게 써는데요, 너무 얇게 썰면 식감이 좋지 않고 플레이팅 했을 때 지저분해 보여요. 2대가 많은 것 같지만 숨이 죽으면 양이 확 줄어드니 많다 싶을 정도로 넣는 것을 추천합니다.
- (생략 가능) 느타리버섯도 찢고 손질해서 준비해 주세요.
- 마늘 5알은 다지고 5알을 편을 썰어 준비합니다.
- 팬에 올리브유를 충분히 두르고(5 숟가락 정도) 편마늘부터 익혀주세요. 마늘이 투명해지면 느타리버섯을 넣고 볶습니다.
- 팬에 (종이컵 기준) 물 3컵을 붓고 파스타면을 넣습니다. 참치액도 1 스푼 넣습니다. (버터를 넣으실 거라면 이때 추가합니다)
- 물이 졸아들 때까지 익힙니다. 보통 10분 정도가 걸려요.
- 여기에 손질해 둔 대파, 다진 마늘, 크러쉬드페퍼를 넣고 올리브유를 한 바퀴 두른 후 섞어줍니다.
- 대파 숨이 살짝 죽으면 접시에 담아냅니다.
저는 파스타면이 똑 떨어져서 탈리아 텔레면을 사용했는데요. 따로 삶지 않고 원팬으로 익히려니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파스타면이나 링귀니면 정도면 적당할 것 같아요.
달큰한 대파향이 좋은 데다 따로 재료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서 요즘 자주 해 먹고 있어요. 냉장고 속 대파가 눈에 밟히는 날 시도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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